지난 2010년부터 2025년까지 국민연금의 역대 연평균 수익률은 7.3%에 달합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에만 올인했을 때보다 더 높은 성과로, 세계적인 연기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과거 정부 채권만 사들이던 ‘안전자산 지킴이’ 국민연금은 이제 변했습니다. 국내외 채권 비중을 30% 미만으로 낮추는 대신 주식과 대체 자산 등 위험자산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수익률 방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예금 금리 25% 시대는 끝났다, 해외로 눈 돌린 이유
국민연금이 탄생한 1988년은 예금 금리가 10%를 상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굳이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지 않아도 채권만 들고 있으면 자산이 불어났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인 저성장 국면입니다.
특히 국내 주식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1982년 이후 코스피의 연 환산 수익률은 7% 수준이지만, 1년 뒤 플러스 수익을 낼 확률(히트 레이쇼)은 55%에 불과합니다. 열 번 투자하면 네 번 이상은 손실을 보는 구조입니다.
"국내 주식은 10번 중 4~5번 손실을 보는 시장이다."
반면 미국 S&P500의 이익 확률은 82%에 달합니다. 국민연금이 2002년 0.1%였던 해외 주식 비중을 최근 37%까지 끌어올린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환헤지' 풀었더니 수익률 폭발, 7.3%의 일등공신
수익률을 끌어올린 핵심 신의 한 수는 2016년 단행된 ‘환헤지 해제’입니다. 과거에는 해외 투자 시 환율 변동 위험을 막기 위해 비용을 들여 환헤지를 했으나, 이를 ‘환 오픈(환헤지를 하지 않음)’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원화 기준 해외 주식 수익률은 연평균 13.2%까지 치솟았고, 손실 확률은 16%로 뚝 떨어졌습니다. 달러 자산 자체가 위기 시 방어막 역할을 해준 셈입니다.
"환헤지 해제 이후 해외 주식 수익률은 연평균 13.2%를 기록했다."
위기 때 사고 고점에서 파는 '리밸런싱'의 마법
국민연금의 또 다른 무기는 기계적인 ‘리밸런싱’입니다. 자산 가치가 폭락해 비중이 줄어들면 저평가된 자산을 사고, 반대로 주가가 급등해 비중이 커지면 분할 매도하여 수익을 확정 짓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지난 2024년 말 시장 혼란기 당시 국민연금은 약 8조~10조 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습니다. 반대로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서면 보유 비중을 맞추기 위해 매도로 돌아서며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2022년 손실 8%, 알고 보니 '채권' 때문?
물론 위기도 있었습니다. 70%에 달하는 위험자산 비중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견고했지만, 2022년에는 이례적으로 큰 손실을 보았습니다. 원인은 주식이 아닌 ‘채권’에 있었습니다.
당시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국민연금이 보유한 채권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채권 비중이 40%였던 상황에서 금리 민감도(듀레이션)에 따라 채권 부문에서만 20%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며 전체 수익률을 깎아 먹었습니다.
"2022년 손실의 주범은 주식이 아니라 지방 정부 디폴트 여파에 따른 채권 폭락이었다."
"전문가 중심의 거버넌스 개선 절실"
네덜란드나 캐나다 연금은 저금리 시기에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금을 빌려 데이터 센터, 물류 센터 등 대체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레버리지’ 전략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한국 국민연금은 의사결정 구조의 한계로 이런 유연한 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금운용위원회에 금융 전문가보다 각계 이익 단체 대표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전문적인 투자 규칙을 세우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 중심의 컨트롤 타워가 구축되어야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민연금은 현재 위험자산 확대, 환 오픈, 리밸런싱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연 7.3%의 수익을 내며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역시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전략과 저가 매수 타이밍을 벤치마킹한다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국민연금의 거버넌스 개편 여부와 해외 대체 자산 비중 확대 속도가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출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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